하남, "걷을 돈 못 걷고 있는 돈 못써"

하남시 재정자립도·재정자주도 3년 연속 하락, 1인당 빚 10만원 → 17만원
미수납액 429억·불용예산 1,500억·재정안정화기금 1,623억 → 866억 반토막
오승철 위원장, 재정진단 실시·예산 집행 관리·채무 관리 원칙 수립 등 3대 과제 요구

하남시의회 오승철 자치행정위원장(더불어민주당, 미사3동·덕풍3동)이 하남시의 재정 운영 실태를 정면으로 지적하며 근본적인 재정 정상화 대책을 촉구했다.

오 위원장은 지난 11일 열린 제351회 하남시의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하남시의 재정지표 악화를 짚으며 시의 책임 있는 대응을 요구했다.

또, 민원서비스 종합평가 4년 연속 전국 1위와 대통령상 2년 연속 수상, 대외기관 평가 110건 수상 등 하남시의 성과에 비해 재정 여건은 위태롭다고 진단했다.

오 위원장에 따르면 하남시의 재정자립도와 재정자주도는 3년 연속 떨어졌다. 채무는 2022년 194억 원에서 2025년 586억 원으로 3년 만에 202% 늘었다. 주민 한 사람이 짊어진 빚도 10만 원에서 17만 원을 넘어섰다.

오 위원장은 시의 해명 방식을 비판했다. 하남시가 취약한 경제기반과 폐기물 소송, 지하철 운영 적자, 신도시 개발을 재정 부담의 이유로 들면서도 방만한 재정 운영에 대한 자기반성은 내놓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구체적인 수치도 제시했다. 오 위원장은 걷어야 할 세금을 걷지 못한 미수납액이 429억 원에 이르고 최근 3년간 약 1,500억 원의 예산이 쓰이지 못한 채 불용됐다고 밝혔다.

재정 여력도 줄고 있다. 2022년 1,623억 원이던 재정안정화기금은 866억 원까지 줄었다는 설명이다. 1조 원이 넘는 살림에도 2026년도 예비비는 17억 9,400만 원, 전체의 0.18%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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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정책을 향한 우려도 나왔다. 오 위원장은 출산장려금 확대와 청년 지원, 어르신 치매 진료비 지원 등 전 세대를 아우르는 하남시의 방향에는 공감했다. 다만 지난해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예산과 청소년부모 양육비 지원 예산이 편성만 된 채 한 푼도 집행되지 못했고 치매안심센터 운영 국·도비 중 1억 2천만 원은 반납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오 위원장은 "아무리 좋은 복지도 집행되지 않으면 약속으로 끝난다"며 "걷을 돈은 못 걷고 있는 돈은 못 쓰면서 새 사업만 벌이는 불안한 재정 위에서는 캠프콜번과 K-컬처 복합콤플렉스 같은 대규모 사업도 사상누각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오승철 위원장은 지속 가능한 하남시 재정 운영을 위해 △조속한 재정진단 실시 △ 철저한 예산 집행 관리 △채무 관리 원칙 수립을 하남시에 촉구했다. 

오 위원장은 "진단이 정확해야 처방도 정확하다"며 재정자립도가 3년 연속 떨어진 원인과 예산이 매년 남는 이유를 시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규명해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미래의 세수를 말하기에 앞서 지금 새어 나가는 재원부터 틀어막아야 한다"며 "실효성이 낮은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예산은 처음부터 쓸 수 있는 만큼만 편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끝으로 채무 문제에 대해 "빚을 내는 것 자체를 탓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위해 얼마를 언제까지 갚을 것인지 원칙이 있어야 한다"며 상환 계획과 관리 기준을 분명히 해 그 부담이 미래 세대에게 넘어가지 않도록 할 것을 당부했다.

오승철 위원장은 "이번 발언을 계기로 하남시가 재정 운영 개혁을 이뤄 지속 가능한 도시로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규웅 기자  aa576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