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키? 분리발주“ 도, 선정 방식 놓고 찬반 격돌

한강 하저터널 ‘최대 난공사’ 발목…미사 구간 선 착공 진행해야

                                                                                                                                                                  이재연 기자  |  hanamilbo@naver.com

경기도가 추진 중인 ‘지하철 9호선 하남 연장(강동하남남양주선)’이 공구별 유찰 사태로 또다시 갈림길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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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주 방식이 확정되지 않으면서 전체 사업 일정이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경기도에 따르면 강동하남남양주선은 서울특별시 강동구에서 하남 미사강변도시, 남양주시 왕숙·진접2지구를 연결하는 총연장 17.6㎞ 광역철도 건설 사업이다. 총사업비는 2조 9천억 원 규모로, 수도권 동북부 교통난 해소의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하지만 속도전의 상징이던 ‘설계·시공 일괄입찰(턴키)’이 세 차례나 유찰되며 제동이 걸린 상태다. 경기도가 맡은 2~6공구 가운데 3개 공구만 입찰이 성립됐지만, 한강 하부를 통과하는 2공구와 왕숙지구 구간 5공구는 단독 응찰로 경쟁 입찰이 무산됐다.

건설사들은 긴 공사 기간과 낮은 수익성, 고난도 공법 부담을 이유로 참여를 꺼리고 있다. 사실상 사업 구조 자체가 민간 참여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발주 방식을 둘러싼 논쟁도 격화됐다. 턴키를 유지하면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해 속도를 낼 수 있지만, 반복 유찰이 이어지면 사업은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설계·시공 분리발주로 전환하면 입찰 문턱은 낮아지지만, 설계 재선정과 행정 절차로 수년이 더 소요될 수 있다.

하남 지역 주민들은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입을 모은다. 미사지구 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는 지난해 말 조속 착공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정치권에 전달하며 “유찰 공구는 수의계약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금광연 하남시의회 의장은 “9호선 연장은 특정 지역 민원이 아니라 시민 이동권을 지키는 필수 기반사업”이라며 “반복 유찰은 기존 추진 방식의 한계를 보여준다. 발주 방식 전환을 포함한 특단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남양주 지역 주민단체는 분리발주 전환에 반대한다. 재설계 과정만 수년이 걸려 오히려 사업이 더 늦어진다는 이유에서다. 같은 노선을 두고 ‘속도냐 안정성이냐’ 해법이 엇갈리는 셈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턴키 유지와 기타공사(분리발주) 전환 두 가지 방안을 놓고 내부 검토 중”이라며 “사업 지연을 최소화하기 위해 3~4월 안에는 최종 방식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교통 전문가들은 “사업 방식 논쟁이 길어질수록 피해는 주민 몫”이라며 “수의계약, 공사비 현실화 등 실질적 유인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결국 선택지는 명확하다. 속도를 살릴 특단의 방식 변경이냐, 절차적 안정성이냐. 2조9천억 원짜리 동북권 교통 대동맥이 다시 멈출지, 본궤도에 오를지는 경기도의 결단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