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 지식산업센터, 절반 이상이 ‘텅텅’

입주 막는 규제의 공실률 50~80%…업종 제한 완화해야

이재연 기자  |  hanamilbo@naver.com


경기 하남 신도심에 들어선 지식산업센터가 심각한 공실 사태에 빠지며 지역 경제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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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실률 80%에 달하는 지식산업센터(지산센터)의 업종 제한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정부 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외형은 번듯하지만, 내부는 불 꺼진 사무실이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속칭 ‘유령 건물’이 속출하면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하남 지역 지식산업센터의 공실률은 낮게는 50%, 많게는 8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은 완료됐지만 실제 입주 기업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현행지식산업센터는 업종 제한이 엄격해 제조업, 연구개발, 정보통신 등 일부 업종만 허용되면서 변화한 산업 구조와는 전혀 맞지 않는 규제다.

지식산업센터는 실질적인 수요 검증 없이 법적 요건만 충족하면 인허가가 가능하면서 물량이 쏟아지다 보니 급격한 경기 악화에 공실이 쌓이는 구조로 내몰리고 있다.

이에 따라 입주를 원하는 콘텐츠 기업, 유통·플랫폼 기업, 서비스업체들은 업종 제한에 가로막혀 발길을 돌리고 있다. “빈 공간은 넘치는데 기업은 못 들어온다”는 기형적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공실이 장기화되면서 지식산업센터는 투자 상품으로서도 급속히 붕괴하고 있다. 하남 지역 법원 경매 시장에는 지식산업센터 물건이 수두룩하게 쌓이고 있는 상태다.

특히, 낙찰가가 분양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례가 잇따르며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분양 당시에는 ‘자족도시의 핵심 인프라’, ‘안정적인 임대 수익’이라는 장밋빛 홍보가 넘쳤지만, 지금은 책임지는 주체를 찾기 어렵다. 공급은 행정이 주도했지만, 위기 앞에서는 모두 침묵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 규제로 아파트 매물은 물론 대체 투자처로 각광받던 오피스텔까지 잠기면서 매수세가 멈칫거리고 이 일대가 분양 계약률 저조와 임대수익률 하락으로 공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형국이라고 전언한다.

공실 속출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 몫이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세입자를 찾고 있지만 고금리 대출이자까지 부담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식산업센터에 전 재산을 투자했지만, 세입자가 없어 세금이나 대출금을 갚기 위해 제2금융권을 돌다 결국 신용 불량자가 되는 이들도 적지 않다는 말까지 나온다.

이에 따라 행정안전부는 먼저 행정안전부는 지산센터 입주 자격을 완화하는 중심 과제를 선정하고 이를 관련 부처와 협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지식·제조 중심에서 벗어나 콘텐츠, 플랫폼, 서비스, 유통까지 폭넓게 허용해야 한다”면서 “임대 전환 지원, 공공기관·공기업 분산 입주, 스타트업 인센티브 제공 등 적극적인 정책 개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