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산 ‘발표에서 착공까지 54개월’…‘지정→사업’ 현 정부 ‘빨간불’
이재연 기자 | hanamilbo@naver.com

경기 하남시 감북·초이동 일대가 정부의 신규 공공주택지구 후보지로 다시 거론되면서 하남 부동산 시장과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서울 송파·강동과 맞닿은 입지에다 기존 도심과 교통망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발 잠재력은 크지만, 공공주택지구로 실제 지정되더라도 현 정부 임기 안에 부지조성공사 착공까지 가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직 감북·초이 일대의 신규 공공주택지구 지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최근 정부의 신규 주택공급 후보지 투기 방지 조치와 함께 이 지역이 다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신도시 개발의 속도를 가늠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사례가 바로 하남 교산이다. 정부는 2018년 12월 19일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서 교산을 3기 신도시로 발표했다. 이후 공공주택지구 지정과 지구계획 승인, 토지보상, 각종 조사와 행정절차를 거쳐 실제 부지조성공사에 들어갔다. 당초 계획상 발표에서 조성공사 착공까지 약 54개월이 소요됐으며, LH 공사자료상 교산 공공주택지구 조성공사 2공구의 착공일은 2023년 9월 26일이다.
교산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신도시 발표와 공사 착공 사이에는 생각보다 훨씬 긴 시간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지구 후보지 선정이나 발표가 곧바로 땅을 파는 단계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다. 공공주택지구 지정, 개발계획과 실시계획, 토지보상, 지장물 철거, 문화재 조사, 각종 인허가와 기반시설 계획이 차례로 맞물려야 한다. 교산 역시 2023년 조성공사에 들어간 뒤에도 공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으며, LH의 2026년 7월 기준 자료에서도 조성공사 2공구의 공사기간은 2023년 9월부터 2028년 10월까지로 잡혀 있다.
미사강변도시는 교산보다 훨씬 빠른 개발 속도를 보인 사례다. 하남미사는 2009년 6월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된 뒤 2011년 11월 부지조성공사에 착수했다. 지구 지정에서 조성공사 착공까지 약 29개월이다. 2014년 3월 당시 이미 조성공사 공정률이 45%에 이르렀고, 같은 해 6월부터 첫 입주가 시작됐다.
감일지구는 또 다른 교훈을 남겼다. 감일은 공공주택지구로 추진되면서 지구계획 변경과 각종 사업절차가 이어졌고, LH가 현재도 사업 관련 기반시설과 주변도로 공사를 진행해 왔다. LH가 공개한 감일지구 조성원가 자료에서도 용지비와 조성비, 기반시설비 등이 별도 항목으로 관리될 정도로 신도시 사업은 단순한 택지조성에 그치지 않는다. 주택 공급과 도로·공원·학교·생활SOC 등 도시 기반시설을 동시에 구축해야 하는 복합사업이다.
감북·초이의 경우 더욱 신중하게 볼 필요가 있다. 감북은 과거에도 이미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됐던 곳이다. 2010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됐지만 사업 추진 과정에서 난항을 겪었고 결국 2015년 국토교통부 고시를 통해 지정이 해제됐다. 한 차례 사업이 무산된 지역인 만큼 향후 다시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될 경우에도 과거와 다른 사업 추진 방식과 주민 수용성 확보가 중요한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최근 감북·초이 일대가 다시 거론되는 배경에는 서울과의 뛰어난 접근성이 있다. 2024년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방안 당시에도 감북·감일·초이·감이동 일원 7.95㎢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고, 신규 택지 후보지 가능성이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당시 정부가 발표한 신규 택지 후보지에서 하남지역이 빠지면서 같은 해 11월 해당 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됐다. 즉 과거에도 개발 기대감과 실제 정부의 후보지 발표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있었다.
현재 다시 감북·초이에 불이 붙은 것도 이 같은 기대감 때문이다. 하남시는 최근 정부의 신규 주택공급 후보지 투기 방지 대책에 따라 관내 자연녹지지역 70.14㎢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대상에는 감북·초이동을 비롯해 감일·감이·교산·미사·천현 등 24개 법정동이 포함됐다. 이는 개발 확정을 의미하는 조치는 아니지만, 신규 주택공급 후보지 발표를 앞둔 투기 방지 성격의 선제 조치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키우고 있다.
문제는 시간이다.
현재가 2026년이고 현 정부 임기가 2030년까지 이어진다고 하더라도, 신규 공공주택지구 지정에서 곧바로 조성공사 착공까지는 여러 단계의 행정절차와 보상 과정이 남는다.
교산이 후보지 발표에서 조성공사 착공까지 약 5년이 걸렸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감북·초이가 올해 또는 향후 1~2년 안에 지구로 확정되더라도 현 정부 임기 안에 실제 부지조성공사 착공까지 마치기는 시간상 상당한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는 ‘불가능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교산과 기존 신도시 사업의 실제 소요기간을 기준으로 볼 때 상당히 촉박하다는 뜻이다.
더구나 감북·초이는 서울과 맞닿아 있는 만큼 교통대책이 핵심이다. 아파트를 먼저 공급하고 도로와 철도가 뒤따르는 방식이 반복될 경우 미사·감일 등 기존 신도시에서 나타난 출퇴근 교통난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있다.
교산 개발 과정에서도 하남시는 ‘선교통 후입주’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2024년 국토교통부의 교산 현장 간담회에서도 3호선 연장과 서울 방향 도로 신설·확장 등 광역교통망을 적기에 추진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결국 감북·초이의 운명은 ‘언제 지정되느냐’보다 ‘지정 이후 얼마나 빨리 사업을 압축하느냐’에 달렸다. 정부가 주택공급을 서두르더라도 신도시는 발표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토지보상과 문화재, 지장물, 기반시설, 광역교통, 주민 이주대책 등이 동시에 풀려야 한다. 교산이 2018년 발표 이후 2023년 조성공사에 들어가기까지 약 54개월이 필요했던 것은 신도시 개발의 현실적인 시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지역 주민들은 개발 기대와 함께 또다시 ‘장기 표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동시에 나타내고 있다. 감북동의 한 주민은 “감북은 과거에도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됐다가 해제된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에는 발표보다 실제 사업 추진 일정과 보상대책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며 “개발한다면 주민들이 수년씩 불확실성에 묶이지 않도록 정부가 명확한 시간표를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감북·초이는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 사업성이 높은 지역이지만, 신도시 지정과 착공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교산·미사·감일의 사례를 보면 후보지 발표 뒤 실제 착공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부가 공급 확대를 목표로 한다면 지정 숫자를 늘리는 것보다 보상과 인허가, 광역교통을 동시에 추진하는 방식으로 사업기간 자체를 단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교산 ‘발표에서 착공까지 54개월’…‘지정→사업’ 현 정부 ‘빨간불’
이재연 기자 | hanamilbo@naver.com
경기 하남시 감북·초이동 일대가 정부의 신규 공공주택지구 후보지로 다시 거론되면서 하남 부동산 시장과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서울 송파·강동과 맞닿은 입지에다 기존 도심과 교통망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발 잠재력은 크지만, 공공주택지구로 실제 지정되더라도 현 정부 임기 안에 부지조성공사 착공까지 가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직 감북·초이 일대의 신규 공공주택지구 지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최근 정부의 신규 주택공급 후보지 투기 방지 조치와 함께 이 지역이 다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신도시 개발의 속도를 가늠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사례가 바로 하남 교산이다. 정부는 2018년 12월 19일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서 교산을 3기 신도시로 발표했다. 이후 공공주택지구 지정과 지구계획 승인, 토지보상, 각종 조사와 행정절차를 거쳐 실제 부지조성공사에 들어갔다. 당초 계획상 발표에서 조성공사 착공까지 약 54개월이 소요됐으며, LH 공사자료상 교산 공공주택지구 조성공사 2공구의 착공일은 2023년 9월 26일이다.
교산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신도시 발표와 공사 착공 사이에는 생각보다 훨씬 긴 시간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지구 후보지 선정이나 발표가 곧바로 땅을 파는 단계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다. 공공주택지구 지정, 개발계획과 실시계획, 토지보상, 지장물 철거, 문화재 조사, 각종 인허가와 기반시설 계획이 차례로 맞물려야 한다. 교산 역시 2023년 조성공사에 들어간 뒤에도 공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으며, LH의 2026년 7월 기준 자료에서도 조성공사 2공구의 공사기간은 2023년 9월부터 2028년 10월까지로 잡혀 있다.
미사강변도시는 교산보다 훨씬 빠른 개발 속도를 보인 사례다. 하남미사는 2009년 6월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된 뒤 2011년 11월 부지조성공사에 착수했다. 지구 지정에서 조성공사 착공까지 약 29개월이다. 2014년 3월 당시 이미 조성공사 공정률이 45%에 이르렀고, 같은 해 6월부터 첫 입주가 시작됐다.
감일지구는 또 다른 교훈을 남겼다. 감일은 공공주택지구로 추진되면서 지구계획 변경과 각종 사업절차가 이어졌고, LH가 현재도 사업 관련 기반시설과 주변도로 공사를 진행해 왔다. LH가 공개한 감일지구 조성원가 자료에서도 용지비와 조성비, 기반시설비 등이 별도 항목으로 관리될 정도로 신도시 사업은 단순한 택지조성에 그치지 않는다. 주택 공급과 도로·공원·학교·생활SOC 등 도시 기반시설을 동시에 구축해야 하는 복합사업이다.
감북·초이의 경우 더욱 신중하게 볼 필요가 있다. 감북은 과거에도 이미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됐던 곳이다. 2010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됐지만 사업 추진 과정에서 난항을 겪었고 결국 2015년 국토교통부 고시를 통해 지정이 해제됐다. 한 차례 사업이 무산된 지역인 만큼 향후 다시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될 경우에도 과거와 다른 사업 추진 방식과 주민 수용성 확보가 중요한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최근 감북·초이 일대가 다시 거론되는 배경에는 서울과의 뛰어난 접근성이 있다. 2024년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방안 당시에도 감북·감일·초이·감이동 일원 7.95㎢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고, 신규 택지 후보지 가능성이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당시 정부가 발표한 신규 택지 후보지에서 하남지역이 빠지면서 같은 해 11월 해당 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됐다. 즉 과거에도 개발 기대감과 실제 정부의 후보지 발표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있었다.
현재 다시 감북·초이에 불이 붙은 것도 이 같은 기대감 때문이다. 하남시는 최근 정부의 신규 주택공급 후보지 투기 방지 대책에 따라 관내 자연녹지지역 70.14㎢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대상에는 감북·초이동을 비롯해 감일·감이·교산·미사·천현 등 24개 법정동이 포함됐다. 이는 개발 확정을 의미하는 조치는 아니지만, 신규 주택공급 후보지 발표를 앞둔 투기 방지 성격의 선제 조치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키우고 있다.
문제는 시간이다.
현재가 2026년이고 현 정부 임기가 2030년까지 이어진다고 하더라도, 신규 공공주택지구 지정에서 곧바로 조성공사 착공까지는 여러 단계의 행정절차와 보상 과정이 남는다.
교산이 후보지 발표에서 조성공사 착공까지 약 5년이 걸렸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감북·초이가 올해 또는 향후 1~2년 안에 지구로 확정되더라도 현 정부 임기 안에 실제 부지조성공사 착공까지 마치기는 시간상 상당한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는 ‘불가능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교산과 기존 신도시 사업의 실제 소요기간을 기준으로 볼 때 상당히 촉박하다는 뜻이다.
더구나 감북·초이는 서울과 맞닿아 있는 만큼 교통대책이 핵심이다. 아파트를 먼저 공급하고 도로와 철도가 뒤따르는 방식이 반복될 경우 미사·감일 등 기존 신도시에서 나타난 출퇴근 교통난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있다.
교산 개발 과정에서도 하남시는 ‘선교통 후입주’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2024년 국토교통부의 교산 현장 간담회에서도 3호선 연장과 서울 방향 도로 신설·확장 등 광역교통망을 적기에 추진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결국 감북·초이의 운명은 ‘언제 지정되느냐’보다 ‘지정 이후 얼마나 빨리 사업을 압축하느냐’에 달렸다. 정부가 주택공급을 서두르더라도 신도시는 발표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토지보상과 문화재, 지장물, 기반시설, 광역교통, 주민 이주대책 등이 동시에 풀려야 한다. 교산이 2018년 발표 이후 2023년 조성공사에 들어가기까지 약 54개월이 필요했던 것은 신도시 개발의 현실적인 시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지역 주민들은 개발 기대와 함께 또다시 ‘장기 표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동시에 나타내고 있다. 감북동의 한 주민은 “감북은 과거에도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됐다가 해제된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에는 발표보다 실제 사업 추진 일정과 보상대책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며 “개발한다면 주민들이 수년씩 불확실성에 묶이지 않도록 정부가 명확한 시간표를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감북·초이는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 사업성이 높은 지역이지만, 신도시 지정과 착공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교산·미사·감일의 사례를 보면 후보지 발표 뒤 실제 착공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부가 공급 확대를 목표로 한다면 지정 숫자를 늘리는 것보다 보상과 인허가, 광역교통을 동시에 추진하는 방식으로 사업기간 자체를 단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