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신고가 강남·용산 지고 하남 떴다

8.5%→21.4% 급증…'준강남' 입지 굳히며 상승세 주도

                                                                                                                                                                         이재연 기자  |  hanamilbo@naver.com


서울 진입 막힌 실수요자 원픽…하남시 아파트 신고가 비중 21.4%
토허제·대출 규제 틈새 노린 실수요, 하남 아파트값 밀어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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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서울 강남 3구와 용산구 등 이른바 '초고가 자치구'의 아파트 신고가 거래 비중이 급감한 반면, 경기도 하남시를 비롯한 서울 인접 '직주근접' 지역의 신고가 거래는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 등으로 수도권 전체 부동산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강남권 접근성이 뛰어나면서도 대출 규제선(15억 원) 안팎의 가격대를 형성한 하남시 등으로 실수요층의 '풍선효과'가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국토교통부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해와 올해 5월 기준 수도권 아파트 신고가 거래 비율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하남시의 지난달 신고가 거래 비중은 21.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8.5%와 비교해 무려 2.5배(12.9%포인트)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아파트 거래 5건 중 1건 이상이 역대 최고가를 새로 쓴 셈이다.

이 같은 하남시의 상승세는 최근 수도권 전체 부동산 시장 흐름과 정반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실제로 올해 수도권 전체 신고가 거래 비율은 지난 2월 15.5%로 정점을 찍은 뒤 줄곧 하락해 5월에는 9.7%까지 내려앉았다. 서울 역시 지난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매물이 쏟아지며 2월 31.3%에서 5월 19.3%로 완연한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 5월 거래 2건 중 1건(50.4%)이 신고가였던 강남구는 올해 19.3%로 급감했고, 서초구(48.1%→33.8%)와 용산구(35.4%→26.4%)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전문가들은 강남·용산 등 초고가 지역의 거래가 주춤한 사이, 실수요자들이 하남시 등 서울 강남권과 지하철망으로 직결된 '우량 외곽 지역'으로 눈을 돌렸다고 해석한다. 하남시는 지하철 5호선 연장에 이어 3호선 연장(오금~하남시청) 추진 등 교통 호재가 집중된 데다, 미사강변도시·감일지구·위례신도시 등 신축 단지가 밀집해 있어 강남권 출퇴근 수요를 흡수하기 최적의 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특히 하남시 주요 단지들의 신고가 형성 가격이 대출 규제의 기준선이자 현금 동원력의 시험대인 10억~15억 원 선에 몰려 있어, 강남 진입이 막힌 3040세대 중산층 실수요층이 대거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 등 주요 포털사이트 부동산 매매 커뮤니티와 실거래가 시스템에서도 하남시의 이 같은 흐름이 고스란히 증명되고 있다. 하남시 망월동 '미사강변골든센트로' 전용면적 84㎡는 최근 기존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11억 원 중반대에 거래됐고, 선동 '미사강변2차푸르지오' 역시 13억 원을 돌파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강남·송파와 인접한 학암동 '위례롯데캐슬' 전용 84㎡와 감이동 '감일스윗시티' 등 주요 대장주 아파트들 역시 12억~14억 원 선에서 잇따라 최고가를 새로 쓰며 하남시 전체 신고가 비중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하남시의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출 규제와 금리 부담 속에서 '똘똘한 한 채'를 찾는 실수요자들이 단순히 가격이 저렴한 서울 외곽(노원·금천구 등)보다는, 확실한 교통망과 인프라를 갖춘 준강남권 입지를 선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강남3구와 용산은 토지거래허가구역 묶임과 대출 규제 압박으로 신고가 비중이 줄었지만, 하남시는 강남권 생활 인프라를 공유하면서도 상대적으로 가격 메리트가 있어 실수요가 집중된 것"이라며 "정비사업 호재와 교통망 확충이 가시화될수록 이 같은 '직주근접' 선호 현상은 더욱 뚜렷해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현장 중개업소 역시 매수세의 성격이 과거 투자 열풍 때와는 확연히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하남시 미사강변도시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최근 계약을 체결한 매수자들의 대부분은 서울 강남이나 잠실, 여의도로 출퇴근하는 30대 후반에서 40대 직장인 부부들"이라며 "서울 강남권 전세금 수준으로 하남의 쾌적한 신축 아파트를 매입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대출을 최대한 활용해 진입하는 실거주 목적의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